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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이제는 직업이 무엇이든 간에 IT 지식이 필수인 시대가 되었습니다. 의사가 인공지능으로 병을 진단하고 농부가 드론으로 작물을 재배합니다. 한 때는 정유회사와 전기회사가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했지만, 이제는 IT기업들이 그 자리를 대체하고 있습니다. 증시에서도 1~5순위는 무조건 IT회사입니다. IT지식은 SaaS, API, SSL, 클라우드 컴퓨팅, 증강현실 등 왠지 코딩의 달인 정도는 되어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 요즘 뉴스에서 스타트업, 인수합병, 앱 출시, IT업계의 각종 루머에 관한 내용들이 마구마구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그것을 다 이해하려면 MBA학위 정도는 있어야 할 것 같은 기분입니다. 하지만, IT의 세계는 사실 특별한 경험이 없는 사람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인터넷의 기본 원리라든가 페이스북과 우버의 비즈니스 전략처럼 중요한 IT지식들은 쉬운 말로도 얼마든지 설명 가능합니다. 이 책의 목표는 책을 읽고 IT 전문가처럼 생각하는 능력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앞으로 어떤 기술을 접하든 그것을 꿰뚫어 볼 수 있는 통찰력이 생기고 기술이 어떻게 작동하고, 왜 그런 식으로 만들어졌는지, 수익이 어디에서 창출되는 지를 이해하고, 과연 성공할지 실패할지를 가늠할 수 있게 됩니다. 여러 다양한 주제가 있지만, 제가 인상받은 점들은 나열해 놓았습니다.
◈소프트웨어 개발
구글 검색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구글은 사용자가 검색어를 입력하면 무려 30조 개가 넘는 웹페이지를 뒤져서 가장 좋은 결과물을 10개로 추립니다. 그러면 사용자는 92%의 확률로 첫 페이제에 나온 결과를 클릭합니다. 30조 개 중에서 단 10개를 가려내는 건 뉴욕에서 길바닥에 떨어진 동전을 발견하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구글은 평균 0.5초 만에 해치워 버립니다. 사용자가 검색어를 입력할 때마다 구글이 그 많은 웹페이지에 일일이 접속하지는 않습니다. 대신 데이터베이스에 각 웹페이지의 정보를 저장해 두고 알고리즘을 이용해서 무엇을 보여줄지 정합니다. 알고리즘은 일련의 명령입니다. 구글은 페이지랭크라는 혁신적인 알고리즘을 사용합니다.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박사논문을 작성하며 개발했습니다. 어떤 웹페이지의 중요도를 측정하려면 다른 중요한 웹페이지에 그 웹페이지로 들어오는 링크를 봐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비유하자면 파티에서 인기인을 찾으려면 다른 인기인들이 주변에 있는지 보면 되는 것 같습니다. 페이지랭크는 웹페이지의 점수를 계산할 때 해당 웹페이지를 링크한 다른 모든 웹페이지의 페이지랭크 점수를 집계합니다.
◈앱경제
우리는 앱 없이 사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우버, 에어비앤비, 스냅챗 등 수백억 달러의 가치를 자랑하는 기업들이 전적으로 앱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앱경제의 규모는 1천억 달러로 추산됩니다. 앱 다운로드는 왜 대부분 무료일까에 대해, 앱 개발자들은 앱을 팔지도 않으면서 돈을 버는 비밀에는 영리한 비즈니스 모델, 다른 말로 수익화전략에 있습니다. 부분유료화로 두 가지 수익 창출법이 있는 데 인앱결제와 유료구독입니다. 인앱결제는 돈을 내고 추가 기능이나 가상의 상품을 구입하는 것을 말합니다. 모바일 게임이 보통 이렇게 합니다. 근데 오래전에 PC게임회사들이 먼저 확장팩이나 새로움 아이템들을 팔았습니다. 인앱결제는 게임에서도 볼 수 있지만 그 밖의 분야, 안드로이드와 ios의 많은 앱이 기본적으로 광고를 보여주면서 광고 제거 기능을 유료로 판매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유료 부분화의 다른 한 축은 유료구독입니다. 휴대폰 요금처럼 매달 구독료를 내고 유용한 기능을 사용하는 게 일반적인 방식입니다. 유료구독은 플러스, 프리미엄, 골드 같은 명칭이 붙기 때문에 쉽게 알아볼 수 있습니다. 웹사이트에도 구독 서비스가 속속 도입되어 <뉴욕타임스>의 기사의 수가 제한되어 추가로 볼 경우 월정액을 내야 볼 수 있습니다.
◈클라우드 컴퓨팅
멀리 갈 것 없이 2000년대 초반만 해도 블록버스터 매장에서 영화를 빌리고, 베스트바이 매장에서 포토샵과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를 구입하고, 회사의 거대한 전산실에 업무용 파일이 저장되었습니다. 반면에 요즘은 넷플릭스로 온라인에서 영화를 보고, 포토샵 등 각종 앱을 월구독제로 이용하고, 드롭박스나 아마존 웹 서비스 등을 통해 원격지의 거대한 컴퓨터에 업무용 파일을 저장합니다. 그런데 이 같은 변화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클라우드를 이용합니다. 2000년대 중반부터 웹브라우저에서 구글문서 같은 앱을 이용할 수 있게 되고 구글드라이브를 통해 온라인에 파일을 저장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구글드라이브에 저장된 파일은 인터넷에 연결된 기기만 있으면 어디서든 이용할 수 있고, 구글문서는 구글계정에만 로그인하면 브라우저나 휴대폰의 종류를 가리지 않고 작동합니다. 그래서 노트북이 트럭 바퀴에 깔리는 불상사가 생겨도 다른 사람의 컴퓨터를 빌려서 로그인하면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파일을 열 수 있습니다. 비용은 필요한 만큼만 내면 됩니다. 구글드라이브는 기본적으로 15GB의 저장공간을 무료로 제공하고 몇 달러만 더 내면 용량을 추가할 수 있습니다. 어디서든 이용할 수 있고, 아무것도 소유할 필요가 없으며, 딱 필요한 만큼만 돈을 내고 쓰면 됩니다. 이렇게 앱과 파일을 개인의 컴퓨터가 아닌 온라인에 저장하는 새로운 방식을 클라우드 컴퓨팅이라 부릅니다. 구글문서와 구글드라이브는 클라우드 컴퓨팅의 대표 주자입니다. 이제는 컴퓨터를 소유하지 않고 인터넷만 연결되면 언제 어디서든 파일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지메일이 있는 데 지메일 사용자는 마이크로소프트 아웃룩 같은 앱을 통하지 않고 웹에서 이메일을 읽고 씁니다. 스포티파이 사용자는 음악을 다운로드할 필요 없이 바로 인터넷에서 듣습니다. 아이폰은 문자메시지와 파일이 애플의 아이클라우드에 저장되기 때문에 폰을 바꿔도 쉽게 복원됩니다. 클라우드 속에 있는 것이 실제로 존재하는 곳은 구글 컴퓨터입니다. 구글 컴퓨터는 구글 직원의 노트북을 가리키는 게 아닌 사용자가 생성한 구글문서는 구글의 서버에 저장됩니다. 서버는 데이터센터라고 하는 거대한 건물에 여러 대가 가지런히 배치되어 있습니다. 데이터센터는 아무 건물에나 만들 수 없습니다. 서버의 발열이 심하기 때문에 강력한 냉방 시스템이 필요하고 정전에 대비해 보조 발전기가 있어야 합니다.